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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4 20:19
필리핀 마닐라 : 수십년째 동어만 반복…핵심 비켜가는 재외국민보호 및 지원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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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간 극단적 선택을 우리 재외국민이 91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외교부에서 받은 '재외국민 사건·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해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우리 국민이 모두 91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재외국민이 지난해 한 해만 18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118명에 비해 1.5배 넘게 증가했다. 연도별 수치를 살펴보면 2017년 175명, 2018년 215명, 2019년 175명, 2020년 169명, 2021년 18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 간 일본에서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재외국민 914명 중 절반 가량인 454명이 일본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으로 미국 74명, 중국 73명, 필리핀 71명 순이었다. 태영호 의원은 "재외국민 보호는 재외공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만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며 "재외국민 극단적 선택 예방을 위해 정부 차원의 조치와 조사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데일리중앙>
◆ 수십년째 동어만 반복…핵심 비켜가는 재외국민보호 및 지원 대책 태영호 의원이 지적한 재외국민의 극단적 선택 및 대처에 있어 재외공관의 역할과 정부차원의 조치 및 대책마련은 이미 십여년 전 부터 대두된 문제 임에도 개선이 되질 않고 있다. 외교부가 재외공관의 역할로 명시한 국내 연고자 수소문이 사실 공관이 할 수 있는 조력업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 1월 시행에 들어간 재외국민보호를위한영사조력법 이전에도 유사사건 발생시 공관은 국내 유가족 수소문 업무 조력을 제공하고 있었다. 조력법 및 시행령에서 다루는 것은 법적 제반사항 규정과 명시를 통해 공관 조력 업무에 법적의무와 제반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쉽게 설명해 기존에는 영사들이 지침 차원에서 조력을 제공했기에 사정에 따라 조력을 제공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조력법 시행 이후 영사가 법으로 규정한 조력을 제공하지 않으면 예외조항을 두고 있긴 하지만 법적 조력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크게 5가지 단계로 요약 될 수 있다. ○ 자살자가 거주국에서 가족이 함께 체류하는 경우 : 이 경우 공관은 현지 경찰이나 부검의와 타살 여부 확인, 장례 절차 안내만 하면 되기에 이 경우 크게 문제가 되질 않는다. ○ 자살자가 가족 없이 홀로 체류하는 경우 : 공관은 자살자의 신원을 조회해 한국 내 연고자를 찾는 과정에서 조력을 제공한다. 이 경우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 한국 내 연고자를 찾았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연고자가 장례 등을 위해 출국할 수 없는 경우 : 시신 처리와 장례에 대한 동의와 장례비용등을 연고자로부터 받아 대신 장례를 치루는 조력 업무는 주체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 경우 한인회가 인도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기도 한다. ○ 한국 내 연고자를 찾을 수 없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 및 장례비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 : 이 경우 공관은 자살자를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해 처리한다. 사망자가 지인도 없고, 한인사회 접점이 없던 이들은 한인회가 인도적 차원에서 장례비용 지급과 장례를 대신 치루고 있다. 1년에 1~2건이야 한인회에서 인도적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겠지만 무연고 사망자가 연간 10여명 이상 나오면 얘기가 달라 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 필리핀에서는 2020-2021년 10여명에 육박한 전례가 있었다. 한인회마저 이를 하지 않으면, 영사조력법은 주재국 정부의 무연고 사망자 처리에 맡긴다. 우리 정부가 해야할 일을 그동안 민간이나 타국정부에 떠민 것이다. 태 의원이 지적한 자살예방 및 방지대책까지 우리 외교부와 주재 공관에 바라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우리 정부는 무연고 사망자 처리에 대한 제반사항 및 예산지원, 그리고 장례절차 주체가 누구인지 조력법에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단 1명의 무연고 사망자라도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우리 국민이라면 민간이나 현지 정부의 무연고 사망자 처리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 이를 지원하고 책임져야 한다. 국민을 보호하고 책임져야 할 국가가 국민의 의무만을 강조하고,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으로 자부심을 느끼겠는가? <전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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