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최초에는 여성 중심적 사회질서였던 모계사회로 출발했다. 남성의 경우 모험적인 수렵과 채집, 침입자의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고, 다른 부족과의 전쟁으로 많이 희생당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통상 여성에 비해 단명했다. 특히 12세기 몽골 초원의 경우 부족이나 씨족끼리 상호약탈과 상호보복이 다반사였기에 가장(家長)의 생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 격이었다.
그러다 보니 힘센 씨족에게 정복될 경우 항시 여성은 자연히 복속 되는 것이 관례였다. 씨족끼리 어린나이에 부모들 간의 약정에 따라 조혼을 시키는 것이 관례였고 이를 통해 씨족간의 동맹 차원을 넘어선 핏줄 연대를 통해 강력한 결합(bond)을 도모했다. 칭기즈칸의 경우에도 아버지 주선으로 그가 9살이 되던 해 훗날 부인이 된 보르테의 부친에게 약혼을 제의 하였고 일종의 ‘데릴사위’로 보르테 집에 머물게 하였다. 남성이 장인·장모가 사는 집, ‘장가丈家(어른 장丈)로 드는 일’은 옛날 모계 사회의 혼인 유습이었다. 이른바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이다. 신랑은 일정 기간 신부 집에서 머물다 첫 아이를 얻으면 비로소 독립하거나 본가로 돌아온다.
하지만 수시 이동하면서 부락을 형성하는 당시 수렵 생활위주에서 몽골 제국 설립과 함께 안정된 유목사회로 정착이 되면서 점차 부계사회로의 전환은 몽골 결혼의 방식과 풍습도 달라져 간다. 이러한 관점에서 몽골에서 'ger(게르·텐트)'는 아주 중요한 거주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몽골어로 가족이라는 'gerbur'는 모든 텐트라는 의미이고, 결혼은 ‘gerher'인데 ’텐트를 세우다‘는 의미로 결국 새로운 텐트를 치게 됨으로서 가족의 일원으로 편입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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