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계의 거목,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위대한 소풍을 끝내고 ‘하늘나라’로 귀천(歸天)했다. 그는 보이는 엄청난 자산(Asset)과 보이지 않는 소중한 유산(Legacy)을 남겨주었다. 아울러 화려한 공(功) 이면에는 정경 유착, 무노조 경영, 승계과정 등 과(過)도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냉혹한 글로벌 무한 경쟁에서 반도체와 휴대폰 성공 신화를 통해 오늘날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제고시켰다는 평가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이 회장이 기업 총수로 취임했던 1987년 삼성은 글로벌 존재감이 없었다. 삼성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킨 성공 스토리는 고 이건희 회장의 통찰력(洞察力)과 혜안(慧眼)이 오늘날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다.
1983년 삼성은 반도체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신속하고 과감한 판단과 장기적 안목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반도체 신화를 창조했다. 일본을 제친 반도체 1위 탈환은 결정적인 순간에 ‘통념 깬 역발상(逆發想·inverse concept)’이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다.
후발주자 로서 파괴적인 혁신이나 창조적인 역발상으로 판을 뒤집은 것이다. 하지만 이젠 전 세계인이 아는 ‘글로벌 초일류기업’이 됐다. 지난 20일 컨설팅사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삼성전자는 623억달러(약 71조원)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5’로 부상했다.
이 회장 취임 때인 1987년 10조원이 채 안되던 삼성그룹 매출은 2018년 기준 386조원으로 약 39배 늘어났다.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나 됐다. 1987년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주가는 단순 수치로 약 50배로 폭증했다.
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던 삼성이 일본을 제치고 반도체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작금의 세계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제전쟁의 향방은 빅테크(빅데이터와 고성능 반도체)에 달려 있다. 빅테크의 위력이 커질수록 반도체의 수요는 늘어난다는 점이다. 37년 전의 미래 예측은 적중했다. 이러한 기반위에 스마트폰 라이벌이자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을 따라잡으라는 미완성의 숙제를 그는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세계 4대 브랜드 가치 기업,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모두 IT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들의 시가총액은 평균 30%이상, 애플은 50% 이상 폭증했다. 코로나 19로 대다수 첨단 제조기업들 조차도 고전할 때 애플은 콘텐트 서비스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반도체 소재나 핸드폰 기기에 올인 해왔던 삼성의 경우 여전히 부가가치가 큰 서비스(콘텐트)보다 하드웨어(스마트폰 기기)에 머물러 있다는 점과 G2 모두 반도체 대국을 겨냥한 범정부적인 엄청난 투자가 성장의 한계성으로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향후 미래에 다가올 AC(After Corona)시대의 트렌드는 전혀 다른 신천지로 바뀔 것이라는 것이 매래학자들의 예측이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상장 10년 만에 재래식 자동차 제왕 도요타를 누르고 시총 정상에 올랐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처럼 전환기적 세상에서 답답하고 힘들 때 ‘거꾸로 보면’ 그때까지 보았던 세상과 다른 사실이 발견된다. 세상을 거꾸로 보고 ‘발상의 전환’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구상이 떠오르는 법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방향과 해답이 보인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역발상’을 통해 험난한 상황을 다시 돌파해 보자는 것이다. 어쩌면 고 이건희 회장은 후세에게 아주 소중한 ‘역발상의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글로벌 신 경영 정신과 촌철살인과 같은 메시지는 코로나시대에 우리 가슴속에 깊이 다가온다. 그가 바라는 미완의 숙제는 우리 모두의 시대적인 과업이다.
그야말로 개인과 기업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라는 역발상의 사고로, ‘한국 정치와 관료·행정조직은 1류’로 창조적인 전환이 되어야 한다...그래야 애플을 잡을 수 있다.
한중지역경제협회 회장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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